잘못된 질문으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 찾은 게 아냐.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

 

10여전 전에 올드보이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스릴도 있었고, 내용도 깊어서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스토리, 캐릭터, 장면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세계적인 감독 쿠엔틴 티라티노도 극찬했었다고 하죠. 그리고 이제 곧 미국 판 올드보이가 개봉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다시 올드보이가 이슈가 되는 것 같은데, 이번 칼럼의 주제와 관련된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영화 초반에 주인공 오대수는 자신을 납치하고 가둔 범인을 찾으려 부단히 애씁니다. 그런데, 범인 이우진은 오대수에게 아래와 같이 충고를 하죠.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찾은게 아냐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리가 없잖아..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가뒀을까..가 아니라 왜 풀어 줬을까야..

....
자 다시
.......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딱 15년 만에 풀어 줬을까...?

- 올드 보이 中에서

 

 

 

결국 결말에 가서야 이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되죠.

 

문제를 바라볼 때, 우리는 문제를 정리하는데 정성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해결책만 열심히 궁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어나는 현상을 보고, 직관적으로 “~~~가 문제이군이라고 생각한 후, 얼른 해결책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려 합니다. 내가 직면한 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고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정리하기 보다는 얼른 문제를 없애고 싶은 욕구가 앞섭니다. 가만히 생각하기 보다는 일단 행동으로 나의 초조함과 불안함을 달래려고 합니다.

직장에서는 더욱 그렇겠죠. 현상의 문제를 분석하는 것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그래도 내 몫을 한다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것이 문제해결은 추상적인 문제에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이고 구체적인 문제에서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어제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고등학생들이 해병대 캠프에서 수련을 받는 중, 인명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발생한 문제를 보고 직관적인 해결책이 바로 쏟아져 나옵니다. 먼저 해병대에서 첫 번째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실제 해병대 캠프를 운영하는 해병대 1사단에서 해병대 캠프라는 상표를 등록하여 다른 사설 캠프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곧 위탁 운영한 해당 해병대 캠프, 해당 고교의 교사와 교장에게 죄를 물을 것입니다. 이렇듯 직관적으로 생각하여 실행해야 할 것 같은 해결책이 연이어 빠르게 뉴스에 나올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러한 해결책이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번 인명 사고에 대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올드보이의 이우진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꾸 틀린 질문(문제정의)를 하게 되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없습니다. 문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보고, 핵심 요점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그 뒤에 마련하고 실행해야만 이러한 참사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콘셉트 만들기 업무 이야기

이번 연휴에는 제가 사는 강동구에 위치한 카페을 몇 군데 다녔습니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좋아해서, 집에서 핸드드립으로 마시곤 하는데, 이번에는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겸 카페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요즘은 프랜차이즈 카페에 자주 갈 일이 많아서, 주말에는 개인이 하는 소규모 카페에 가고 싶었습니다. 집 근처 방이역과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까지 하는 A 카페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면서 대학생 대상으로 하는 B카페를 다녀 왔습니다. 두가게의 커피의 기본을 맛보고 싶어서, 에스프레소 한잔씩, 아메리카노 한잔씩(가능하면 드립 커피를 마시고 싶었는데, 아메리카노를 기본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네요) 을 공통적으로 마셔보았습니다.



A카페의 경우, 가격대는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3,500원대였으며, 로스팅을 직접 하는 곳이라서, 향이 깊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특유의 쓴 맛은 있었지만 목 넘김이 편했습니다. 여름에는 야외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테라스도 설치할 수 있게 마련되어 있더군요. 인테리어는 왠만한 프랜차이즈 보다 고급스럽고 개성도 있었습니다.

B카페의 경우, 가격대는 아메리카노가 2,500원이었으며, 커피의 향이나 맛은 깊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층 다락방, 1, 지하에 테이블을 마련해서, 객수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2층 다락방은 천정이 낮아서 허리를 숙여야 하지만 온돌마루식으로 되어 있어서 마치 안방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역시 대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조용히 공부를 하고 있더군요. 비밀스러운 다락방 같은 느낌이라서 집중이 잘 될 것 같았습니다. 인테리어는 역시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밝은 컬러로 눈에 띄었습니다.

직업병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복수의 가게를 가게 되면 비교하고 분석해보려 합니다. 이번 분석은 바로 콘셉트입니다.

그럼, 이 두 가게의 콘셉트는 과연 무엇일까요?

가게 사장님 입장이 되어서 콘셉트를 생각해봅니다. “이 카페는 어떤 콘셉트로 기획되었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위 그림과 같이 콘셉트는 대개 사업의 정의,경쟁사와의 차별화, 고객에게 주는 베네피트

(효용)이 복합적으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카페를 예들 들어 생각해봅시다.

커피만 파는 곳이 있는가 하면, A카페처럼 커피 원두를 볶아서 원두를 파는 곳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맥주를 같이 파는 곳도 있죠. 먼저 사업의 정의가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주위 경쟁 카페와의 차별화를 어떻게 둘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차별화 포인트를 가격, , 공간 디자인 등을 포인트로 생각해 볼 수 있죠.

다음으로, 고객에게 주는 베네피트 즉, 효용이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프랜차이즈에 길들여져 있는 고객에게 진정한 커피맛을 선사하고 싶다(A카페)’든지, ‘학생들이 혼자서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B카페)’든지, ‘빈센트반고흐의 그림 카페테라스의 그림처럼 낭만을 느끼는 체험을 주고 싶다(이건 저의 베네피트입니다!)’ 등등, 카페를 찾는 고객은 매우 다양한 베네피트를 기대합니다.

모든 고객이 같은 베네피트를 기대하고 카페를 찾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의 대표주자 격인 아이폰을 생각해봅시다. 아이폰은 편리함이 가장 큰 베네피트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에게는 스티브잡스의 혁신적인 사고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도구 자체가 베네피트입니다.

, 시장과 상품의 정의, 경쟁사의 콘셉트, 고객의 베네피트를 종합적으로 고민했을 때, 비로소 내가 만들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완전한 콘셉트가 만들어집니다.

한국에서 된장남이나 된장녀라는 말을 낳게 한 스타벅스의 콘셉트는 집과 직장이 아닌 제 3 Place입니다. 아마 고객은 재즈 음악과 이국적이며 아늑한 실내 분위기를 가장 큰 베네피트로 느꼈을지 않았을까 하네요. 그래서 역설적으로 된장이라는 말이 오게 되었겠죠.

△광장의 카페테라스(반고흐)



저 개인적으로는 새벽에 반고흐가 그린 포룸광장의 카페 테라스 같은 풍경을 가진 카페를 만날 수 있으면 저는 주저 없이 세배이상의 커피값을 내겠습니다. 저에게는 그 정취를 느끼는 것이 카페에서 기대하는 첫번째 베네피트이기 때문이니까요.



BY HRI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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