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의 옛말 업무 이야기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 중에서

 

최근 기획서 작성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데, 기획서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장형식이 개조식(個條式) 또는 동명사형입니다. “---”, “---식으로 간결하게 마무리하는 거죠. ,

그런데, 예전에 읽은 책에서 비슷한 얘기가 있었네요. 제가 20대 때 읽었었던 행복한 책읽기라는 책에서 말이요.
 

이 책은 문학 평론가인 김 현씨가 48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기 직전 3년간의 일기를 편집한 내용입니다.

암튼 그 책에서 동명사형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

한창기씨가 어느 날 갑자기 물었다. 건망증이 심하다는 옛날에는 어떻게 썼는지 아십니까? 예날이래봤자 일제 시대 얘기겠다. 모르겠는데요. 잊음이 많다예요. 동명사형을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많이 썼나 보다. ‘이태준 전집’(깊은 샘, 1988)을 쉬엄쉬엄 읽다보니, 그 동명사형이 심심찮게 눈에 뛴다.

 

그 언제 보든지 술이 만취된 얼굴처럼 정력적인 사장이 들어와서 남순이가 있되 잠든 듯 조용한 그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때는 남순의 침실로나 ‘들어감’을 보듯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3:82)

 

와 같은 형태가 드물지 않다. 일제 시대 때는 많이 쓰인 동명사가 언제 사라졌다가 다시 요즘 문자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일까? 찾아보아야 할 사항.

이태준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 틈엔지 전설의 나라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만큼 풍속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현대 비즈니스형 문서에 자주 등장하는 동명사형과 문학작품에 나오는 동명사형은 형태는 비슷하지만 느낌은 많이 다르네요.

건망증이 심함잊음이 많다와의 차이. 딱 그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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