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남한산성에서 일상이야기


"임금이 내행전 마당으로 내려섰다. 버섯발이었다. 마당에는 빗물이 고여 있었다. 임금은 젖은 땅에 무릎을 꿇었다. 임금이 이마로 땅을 찧었다. 구부린 임금의 저고리 위로 등뼈가 드러났다. 비가 등뼈를 적셨다. 임금의 어깨가 흔들렸고, 임금은 오래 울었다. 막히고 갇혔다가 겨우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눈물이 흘러서 빗물에 섞였다. 임금은 깊이 젖었다. 바람이 불어서 젖은 옷이 몸에 잠겼다. 아무로 말리지 못했다. "  김훈의 남한산성 중에서,

현존 한국 최고의 문장가라고 할 수 있는 김훈의 '남한산성'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문장만으로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임금의 심정, 분위기, 색채까지..

이런 문장력의 기본은 단문입니다.
짧게 군더더기 없이 정련되게 쓴다는 것.
한문장 한문장 작가는 얼마나 많이 심혈을 기울였을까요?
그 문장력이 부럽습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데, 요즘 책을 잘 읽지 못하네요.
일이 바쁘다는 건 핑계이고, 출퇴근 시간이나 가끔 쉬는 시간에 충분히 책을 읽을 것인데,
그렇지 못하고 있었네요.
12월이 되기전 업무와 관련있는 책보다는 소설과 수필을 읽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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